환자의 맹신과 병원의 상술…'주사 공화국'의 민낯

입력 2016-12-07 20:33  

태반 등 비급여 영양주사
처방액 3년 만에 49% 급증

효능 입증 안돼 부작용 속출
장기간 투여땐 기형아 출산도



[ 이지현 기자 ] 태반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등 주사제를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처방했다고 밝혀지면서다. 전문가들은 이들 주사제의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고 부작용 위험도 있다고 경고한다.

박 대통령이 맞은 것으로 알려진 각종 미용주사는 건강보험 보장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이들 주사제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비급여 의약품의 허가범위 외 사용실태 및 해외 관리사례 조사’에 따르면 영양주사 처방액은 2011년 342억2200만원에서 2014년 511억1800만원으로 3년 만에 4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태반주사(자하거가수분해물 및 자하거추출물), 신데렐라주사(치옥트산), 백옥주사(글루타티온), 감초주사(글리시리진복합제), 마늘주사(푸르설티아민), 칵테일주사(아스코르빈산) 등이 해당한다.


이들 주사제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환자와 병원 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가 병원에서 이들 주사제 처방을 받으면 보험회사에서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다. 환자가 내는 비용은 없다.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병원마다 원하는 대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가격은 5만~20만원 정도로 다양하다.

이 때문에 일선 병원에선 감기 등으로 피로감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묻고 주사제 처방을 권하기도 한다. 실손보험 혜택을 받아 공짜로 주사를 맞은 환자의 만족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처방을 원하는 환자가 늘면서 병원들은 각종 주사제 이름을 이해하기 쉬운 백옥주사 같은 명칭으로 바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해소 등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를 입증하는 논문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서는 부작용 위험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태반주사 사용자의 10% 정도가 피부반응 등의 부작용을 호소한 것으로 보고된다.

태반주사는 국내외 연구를 통해 피부 및 알레르기 반응, 호중구성 에크린 한선염,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 환각증세, 기형아 출산, 주사에 의한 국소 반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백옥주사 부작용으로는 백반증이 보고됐다. 감초주사 등도 많이 맞으면 저칼륨혈증에 의한 전신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여러 약을 섞어 주사하는 특성 때문에 각종 감염 질환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서울과 강원도 등의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대규모 C형간염 감염 사태가 불거진 원인 중 하나는 주사제 남용이다. 오 교수는 “주사를 맞는다고 빨리 낫는 것은 아니다”며 “부족한 영양분은 비타민제 등을 통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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